국내주식

현대오토에버 주가, SDV 혁명의 중심에서 미래를 묻다 (2025년 심층 분석)

tuess 2025. 6. 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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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역사적인 변곡점 위에 서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의 가치는 엔진의 성능이나 유려한 디자인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중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자리 잡고 있으며,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기능과 정체성을 정의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SDV)'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치 바퀴 달린 스마트폰처럼, 차량은 무선 업데이트(OTA, Over-the-Air)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한복판에서,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HMG)의 '전략적 두뇌'이자 '중추 신경계'로서 그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단행된 3사 합병(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총괄하는 유일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프로바이더(Mobility Software Provider)'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이 결정적인 통합은 폭스바겐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CARIAD)'가 내부 조직의 파편화와 관료주의의 벽에 부딪혀 수십조 원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고전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은 선제적 조치로 풀이됩니다. HMG는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켜, 다가올 SDV 시대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단일 조직을 구축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이 현대오토에버에 보내는 신호는 다소 복합적입니다. 한편에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SDV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장기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발표된 실적에서 수익성이 다소 주춤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본 분석은 이처럼 상충하는 신호들 속에 숨겨진 본질을 파헤치고, 잠재적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핵심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현대오토에버의 사업 구조는 무엇이며, 그 성장 스토리는 과연 지속 가능한가?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치명적인 리스크는 없는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2025년 현재 시점에서 현대오토에버의 주가에 대한 합리적인 전망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통해 현대오토에버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심도 있게 진단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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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토에버의 본질: 사업 포트폴리오 심층 해부

현대오토에버의 사업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기업의 현재 안정성과 미래 성장성을 가늠하는 첫걸음입니다. 회사의 사업은 크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IT' 부문과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지닌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나뉩니다.

The Foundation: Enterprise IT (SI & ITO)

엔터프라이즈 IT 부문은 현대오토에버의 꾸준한 현금 흐름을 책임지는 견고한 기반입니다. 이 사업은 다시 시스템 통합(SI)과 IT 아웃소싱(ITO)으로 구성됩니다.

  •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SI):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다양한 고객사를 위해 대규모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그룹사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주요 매출원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 특히 조지아 신공장과 같은 전기차 전용 공장에 적용될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개발은 미래 제조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IT 아웃소싱(IT Outsourcing, ITO):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 운영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IT 인프라를 총괄 관리하고 유지 보수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예측 가능한 반복 매출을 창출하며 회사의 재무적 안정성에 크게 기여합니다.  

이 엔터프라이즈 IT 부문은 차량 소프트웨어 사업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중요성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여기서 창출되는 안정적인 수익은 장기적이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SDV 관련 연구개발(R&D)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며, 그룹 가치 사슬 내에서 현대오토에버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합니다.

차량 소프트웨어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이야말로 현대오토에버의 미래 가치를 결정지을 핵심 성장 엔진입니다. 이 사업은 회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근거이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잠재력을 품고 있습니다.

  • '모빌진(Mobilgene)' - HMG의 차량용 OS: '모빌진'은 현대오토에버가 개발하는 핵심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제품이 아닌, 차량 내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소프트웨어 제품군(Suite)입니다. 인포테인먼트부터 섀시 제어에 이르기까지, 향후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차량 도메인에 걸쳐 표준 플랫폼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 내비게이션 및 지도 데이터: 과거 현대엠엔소프트 합병을 통해 확보한 이 역량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기술에 필수적인 고정밀 지도(HD Map) 데이터를 포함합니다. 특히 고사양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의 탑재율 증가는 이 부문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 ADAS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현대자동차그룹이 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로 나아감에 따라, 인지, 판단, 제어 및 OTA 업데이트를 담당하는 현대오토에버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그 중요성이 극대화될 것입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재 근본적인 정체성의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과거 그룹의 IT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단순한 '서비스 공급자'에서, 이제는 그룹의 핵심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독점적인 '플랫폼 소유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건축가의 설계도에 따라 집을 지어주던 시공사가, 이제는 도시의 모든 건물을 짓는 표준 설계도 자체를 소유하게 된 것과 같은 변화입니다. 기존의 SI/ITO 사업은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에 비례해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 기반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SDV 시대의 핵심 가치는 수백만 대의 차량에 반복적으로 탑재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에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초기 개발 비용은 막대하지만, 추가적인 차량 한 대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데 드는 한계 비용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엄청난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가져올 잠재력을 의미하며, 테슬라나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계획하는 것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구독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의 문을 열어줍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가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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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최신 실적 및 재무 건전성 점검

최근 발표된 현대오토에버의 실적은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딜레마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는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과 미래 전략 방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2025년 1분기, 현대오토에버는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8,3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회사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빛나는 외형 성장 이면에는 아쉬운 수익성 지표가 있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으며,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였습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23.7% 감소한 199억 원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SDV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IT 기업들과 경쟁하며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인건비 증가, 그리고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확대가 단기적인 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입니다. 또한 일부 대형 SI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 시점이 이연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단기적인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대오토에버의 재무 건전성은 '철옹성'과 같이 견고합니다.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78.55%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익잉여금을 나타내는 유보율은 무려 11,394.86%에 달했습니다. 이는 회사가 막대한 현금을 내부에 쌓아두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탄탄한 재무 구조는 현대오토에버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적 자산입니다. 외부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 없이, SDV나 미래항공모빌리티(AAM)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체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투자 구간'을 안정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인 셈입니다.

다음은 회사의 최근 재무 성과를 요약한 표입니다.

 

지표 2023년 (실적) 2024년 (추정) 2025년 1분기 (실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3조 650억 원 3조 7,136억 원 8,330억 원 +13.9%
영업이익 1,814억 원 2,244억 원 267억 원 -13.1%
당기순이익 1,403억 원 1,752억 원 199억 원 -23.7%
영업이익률 5.9% 6.0% 3.2% -2.7%p

 

 

2025년 1분기 실적 보고서는 단순한 적신호가 아닌, 미래를 향한 '투자 로드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손익계산서에서 이익 감소를 주도한 항목인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는 ,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인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체가 원가 상승과 마진 하락을 겪는다면 이는 비효율성을 시사하는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 과도기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이러한 비용 증가는 오히려 필수적인 과정에 가깝습니다. 시장의 단기적인 부정적 반응은 전통적인 '비용 절감' 관점에 기반하지만, 보다 통찰력 있는 시각은 이를 미래 고수익을 위한 전략적 자본 배분으로 봅니다. 따라서 투자자의 핵심 질문은 "왜 이익이 줄었는가?"가 아니라, "이 투자가 미래에 높은 수익률로 돌아올 것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 해답은 현대자동차그룹 SDV 전략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 투자 포인트: SDV 전환의 최대 수혜주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투자 논리는 명확합니다. 바로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물결인 SDV 전환 과정에서 가장 확실하고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은 그야말로 '골드러시'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2030년대 초반에는 900억 달러에서 최대 134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연평균 11%에서 14%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률입니다. 이러한 성장은 ADAS 기능 고도화, 커넥티비티 서비스 확대, 그리고 차량 아키텍처의 중앙 집중화 추세가 이끌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DV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규정하고, 그룹의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선언했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대신, 현대오토에버가 개발하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그룹 표준으로 채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 현대오토에버는 구체적이고 야심찬 중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 매출 목표: 2027년까지 매출 5조 원 달성 (연평균 14% 성장)
  • 성장 엔진: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연평균 19%)과 엔터프라이즈 IT 부문(연평균 12%)의 동반 성장
  • 투자 계획: 향후 5년간 최대 1조 1,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 집행
  • 인재 확보: 글로벌 인력을 현재 6,000명 수준에서 2027년 8,100명까지 확대

 

현대오토에버의 시선은 이미 지상의 자동차를 넘어 하늘로 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부 '슈퍼널(Supernal)'과 연계하여, AAM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상 모빌리티를 넘어 항공 모빌리티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신규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회사의 성장 스토리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그룹 의존도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현대오토에버가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입니다. 이는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는 상상하기 힘든, '보장된 대규모 시장'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앱티브(Aptiv)와 같은 독립 공급업체들은 각기 다른 요구사항을 가진 여러 OEM을 상대로 자사 솔루션을 판매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반면, 현대오토에버는 세계 3위 자동차 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연간 약 900만 대 규모의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빌진'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개발되기만 한다면, 별도의 영업 노력 없이도 수백만 대의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보장된 규모의 경제는 막대한 R&D 투자의 위험을 줄여주고, 방대한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하여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줍니다. 시장은 때로 높은 그룹 의존도를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평가하지만, 바로 그 의존성이야말로 현대오토에버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력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입니다.  

 

투자 전 반드시 짚어야 할 리스크 요인

현대오토에버의 장밋빛 미래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 결정에 앞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명확한 리스크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현대오토에버의 가장 큰 강점이자 약점은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높은 의존도입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그룹 계열사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 그룹의 판매 실적 둔화, 투자 우선순위 변경, 혹은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25% 관세 부과와 같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구조입니다. 만약 관세 부과로 그룹의 투자 여력이 감소한다면, 이는 현대오토에버의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은 이러한 리스크를 주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계열사 고객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점은 주가에 '캡티브 디스카운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확한 글로벌 고객 확보 전략을 제시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주가 흐름과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특히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개발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입니다. 세계적인 제조 강자인 폭스바겐조차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CARIAD)를 통해 수십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심각한 개발 지연과 품질 문제로 고전하다 결국 외부 협력으로 방향을 트는 전략적 후퇴를 겪었습니다.  

 

현대오토에버 역시 이와 동일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백만 대의 차량에 탑재될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개발, 통합, 유지 보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중대한 개발 지연이나 품질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회사의 신뢰도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전략 전체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캡티브 마켓이라는 강력한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는 변하지 않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앱티브(Aptiv) , 보쉬(Bosch)와 같은 글로벌 부품사 및 경쟁 OEM의 소프트웨어 자회사들과 보이지 않는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만약 현대오토에버의 기술력이 경쟁사에 뒤처진다면,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생존을 위해 외부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가 그룹 생태계에 집중하는 것은 외부로 눈을 돌리지 못하는 실패가 아닌, 의도된 전략적 선택으로 보입니다. SDV 전환의 가장 중요하고 초기적인 단계에서 외부 고객을 쫓기보다, 그룹 내에서 플랫폼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깊이'를 우선시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자원을 분산시키는 것은 핵심 임무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비계열 고객에게 가장 강력한 영업 제안은 "우리의 소프트웨어는 이미 전 세계 수백만 대의 현대·기아 차량에서 완벽하게 구동되며 검증되었습니다"라는 말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그룹 집중' 전략은 '1단계: 캡티브 고객과 함께 제품 완성' → '2단계: 검증된 성공을 바탕으로 외부 시장 확장'이라는 순차적 계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2단계를 지금 당장 보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회사의 장기 전략과 시장의 단기적 요구 사이의 괴리가 현재의 밸류에이션 긴장과 리스크 프로파일을 만들고 있습니다.

2025-2026년 주가 전망 및 투자 전략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를 둘러싼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종합하여, 향후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최근의 수익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반적인 시각은 장기적인 SDV 성장 스토리에 힘입어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2025년 6월 현재, 제시된 목표주가는 대체로 18만 원에서 높게는 22만 5천 원 선에 형성되어 있어 현재 주가 대비 상당한 상승 잠재력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이후 일부 증권사에서는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장기 성장성에 대한 믿음과 단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음은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정리한 표입니다.

 

증권사 투자의견 목표주가 주요 근거
유진투자증권 BUY 215,000원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와의 시너지 기대
교보증권 Buy 190,000원 양 사업부문 호조 지속
대신증권 Buy 200,000원 그룹사 로보틱스 사업 강화 수혜
DB증권 Buy 225,000원 로봇 솔루션 업체로의 성장 가능성
신한투자증권 매수 (Buy) 220,000원 자율주행 관심 증가, 차량SW 성장성 입증
삼성증권 BUY 155,000원 관세 영향 및 2분기 실적 우려 반영
키움증권 Marketperform 135,000원 목표주가 도달 및 비계열사 성장 전략 부재

 

2025년 6월 기준,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과거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Trailing P/E) 약 27~28배, 미래 실적 추정치 기준(Forward P/E) 약 2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고성장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과 비교하면 합리적이거나 오히려 저렴한 수준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핵심적인 논쟁은 '현대오토에버가 과연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에 걸맞은 밸류에이션 배수(multiple)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입니다. 긍정론자들(신한, DB 등)은 연 19% 이상 성장하는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의 잠재력을 근거로 '그렇다'고 주장하는 반면 , 보수적인 시각(삼성, 키움 등)은 관세 리스크와 높은 그룹 의존도를 고려할 때 아직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단기적 관점 (향후 6개월): 주가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중 관세 문제나 금리 등 거시 경제 변수와 더불어, 수익성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2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 장기적 관점 (2~3년):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투자는 본질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 SDV 전략의 성공적인 실행에 베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모빌진' 플랫폼을 탑재한 신차 출시, 차량 소프트웨어 부문의 매출 성장률 및 이익률 추이, 그리고 비계열사 사업 관련 구체적인 계획 발표 등 핵심적인 이정표(milestone)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단기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결론: 미래에 베팅하는 인내심 있는 투자자를 위한 선택

현대오토에버는 단순하게 분석할 수 있는 주식이 아닙니다.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 비용이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심오한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투자 논리는 명확하고 강력합니다. 세계 3대 자동차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는 핵심 계열사로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SDV 혁명에서 발생하는 과실을 수확할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리스크 또한 명확합니다. 그룹사에 대한 압도적인 의존도, 맡은 임무의 거대한 기술적 난이도, 그리고 단기적인 수익성 압박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현실입니다.

궁극적으로 현대오토에버는 '인내심'을 요구하는 매력적인 장기 성장 스토리를 제시합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은 분명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모빌리티의 미래와, 그 미래를 실현하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실행력을 믿는 투자자에게 현대오토에버는 그 인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을 안겨줄 잠재력을 지닌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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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s used in th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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